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승부차기에서 석패를 당했다.
한국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콜롬비아 마니살레스에서 열린 2011 국제축구연맹(FIFA) U-20 청소년월드컵 16강전에서 강호 스페인과 대등하게 싸웠지만 전·후반 90분에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득점없이 비겼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6-7으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이광종 감독은 스페인전을 대비해 완전히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왔다. 측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백성동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배치하고 대신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는 윤일록 문상윤을 내세웠다.
특히 최성근 김영욱을 나란히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더블볼란치를 통해 스페인의 강력한 공격력을 전방에서 저지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했다.
한국은 전반전 시작부터 강한 압박으로 스페인에 맞섰다. 스페인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2~3명씩 둘러싸면서 적극적으로 마크했다.
스페인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지만 한국의 수비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빠른 역습으로 스페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용재 김영욱 최성근이 위력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전 슈팅수는 4-10으로 뒤졌지만 유효 슈팅수는 3-2로 오히려 한국이 앞섰다.
후반들어서도 한국은 강력한 방패로 스페인의 창을 막아냈다. 계속해서 0-0 동점 상황이 이어지자 스페인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페인은 계속 공격이 안풀리자 후반 10분경 간판 스트라이커 세르히오 카날레스를 빼고 장신공격수 알바로 바스케스를 투입하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전이 진행되면서 점점 공격 빈도를 높여나갔다. 원톱 이용재가 최전방을 부지런히 누비면서 스페인 수비진을 흔들었다. 반면 스페인은 여전히 볼 점유율이 높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한국은 후반전 종료 5분 정도를 남기고 스페인 진영에서 파상공세를 펼쳤다. 교체투입된 정승용과 김경중의 활발한 움직임이 돋보였다. 수비 위주 전략에서 벗어난 한국은 공격 숫자를 늘리고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어디가 스페인이고 어디고 한국일지 모를 정도였다.
양 팀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해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장전에서도 한국은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한국은 연장 전반 8분 스페인 페널티 지역 바깥에서 파울을 얻었지만 이기제의 프리킥이 수비벽에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13분에도 백성동의 스루패스에 이어 이용재가 골키퍼와 맞섰지만 슈팅이 골대 위로 날아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위기도 있었다. 연장 후반 7분 측면 수비수 김진수가 상대 선수를 놓치면서 결정적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다행히 스페인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1분 뒤에는 강력한 중거리슛을 골키퍼 노동건이 잡으려다 놓쳤지만 수비수 장현수가 빈 골문 앞에서 간신히 걷어내 실점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연장 10분에는 바스케스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한국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스페인의 파상공세가 계속되면서 한국은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래도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방어로 마지막까지 스페인의 공격을 막아냈다.
결국 운명은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양 팀 골키퍼 노동건과 다니엘 파체코의 싸움이었다. 스페인이 선축에 나선 가운데 첫번째 키커 크리스티안 테요는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한국도 정승용이 정확히 골망을 갈라 1-1을 만들었다.
스페인과 한국의 두 번째 키커 레시오와 남승우도 나란히 골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스페인의 세 번째 키커 코케의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날아가면서 한국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한국도 세 번째 키커 이기제가 골키퍼 선방에 걸려 다시 승부는 원점이 됐다.
스페인의 4번 키커 바스케스의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의 4번 키커 김진수도 골을 성공시키면서 3-3 동점을 이뤘다.
스페인의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 이스코의 슈팅은 한국 골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나선 한국의 5번 키커 장현수는 침착하게 공을 집어넣어 승부차기를 계속 이어갔다.
이어 양 팀의 6번 키커 바르트라와 민상기와 7번 키커 호리트 아마트, 백성동도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스페인은 8번 키커 오리올 로메우까지 득점을 이룬 가운데 한국의 8번 키커 김경중의 슈팅이 골문을 외면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말았다.XML